※ 공식 한글 제목이 없는 작품은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한글화한 제목을 사용했습니다.
2026년 5월 12~23일 개최되는 제79회 칸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이 공개되었다.
올해 라인업에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를 포함해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이 이름을 올리며,
개막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 정치적 맥락을 담은 작품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인물의 심리와 개인의 갈등을 중심으로 한 서사가 두드러진다.
총 21편에 달하는 초청작을 모두 살펴보기 위해,
이번 프리뷰는 두 편에 나누어 진행한다.
개막을 약 한 달 앞둔 지금, 올해 칸 영화제가 어떤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지 미리 짚어본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구조를 통해 창작 윤리의 경계를 다루는 작품이다.
Pedro Almodóvar는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잔인하게 자신을 다룬 영화"라고 언급하며,
이번 작품이 자기반성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드러냈다.
윤리적 문제를 다루는 만큼 불편한 지점이 존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요소는 오히려 작품의 긴장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구성 역시 관객의 인식을 흔들며,
서사의 결말에 도달했을때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텔레비전 드라마 <Dekalog VI(십계 6)>의 느슨한 리메이크작.
원작의 구조만을 차용해 배경을 1980년대 폴란드에서 현대 파리로 옮긴 만큼,
동일한 이야기를 다른 맥락에서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 남성이 나이 많은 여성에게 미친듯이 사랑에 빠져, 위험한 집착으로 이어지는 설정 역시 유지된다.
원작이 성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를 파괴적으로 다뤘고,
Asghar Farhadi의 기존 작품들 역시 윤리적 판단을 주로 다뤄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작품은 성과 관련한 도덕적 판단의 경계를 더욱 첨예하게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Arthur Harari(아르튀르 아라리)' 감독이 동생 'Lucas Harari(루카스 아라리)'와 공동 작업한 그래픽 소설
『데이비드 짐머만 사건』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사진작가 '데이비드 짐머만'이 한 여성과 몸이 바뀌면서 자신의 몸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원작이 신체의 변화라는 설정을 통해 '정체성 탐구'를 중심에 둔 서사라는 점에서,
이번 작품 역시 외형의 변화보다 인물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읽힌다.
감독의 필모그래피 역시 거시적인 사건을 빌려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는 연출을 고려하면,
원작의 서사와 강력한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다.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가정에 헌신해온 중년 여성(가브리엘, 55세)이 한 소설가의 취재를 계기로 흔들리기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다.
감독의 전작 <Anaïs in Love>가 충동, 욕망, 사랑 등 무거운 주제를 코미디로 그린 만큼
이번 영화에서 중년의 가정과 자아라는 또 다른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지가 주목된다.

세 시대를 오가는 다중 서사(1932년, 1937년, 2017년) 구조를 통해
성 소수자의 삶과 성, 욕망, 고통, 유산과 전승을 다룬 퀴어 작품이다.
감독들은 인터뷰에서 "스페인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이 시대별로 무엇을 의미했는지"를 다루고자 했다고 밝히며,
시대의 변화 속에서 특정 정체성이 어떻게 경험되는지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상상하는게 아니라 기억하고 발굴하는 느낌"이었다는 언급은,
이야기가 실제 경험에 가까운 감각으로 재구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젊은 벨기에 군인 Pierre(피에르)는
비겁함(cowardice)과 영웅정 행위(heroism)의 관념에 의문을 품는다.
"discovers love and art in the trench shows(참호 공연 속에서 사랑과 예술을 발견하는)"라는 감독의 발언은,
군인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한 공연과 관련 있을 것을 시사한다.
감독의 지난 두 작품이 성 정체성의 확립과 관련한 성장 드라마인 것을 보면,
이 영화가 한 개인의 성장을 통해 군인과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사이의 고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
젊은 여배우지만 스타는 아닌 'Garance(가랑스)'가 알콜 중독 끝에 찾아온 죽음과 마주하는 이야기.
감독의 전작 <All Your Faces>에서 다뤘던 '과거를 떨쳐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인간의 성장 과정'을 다시 그려냈을 가능성이 크다.
감독 본인이 여배우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배우라는 직업적 조건과 감정의 결을 보다 세밀하게 포착하는 연출을 담아냈을 것으로 읽힌다.
불가리아 남동부 국경 도시(불가리아-그리스-터키 삼국 국경 지역)을 배경으로,
한 여성이 오래된 지인을 돕기 위해 불법적인 거래에 나서고, 자신의 욕망과 과거에 직면한다.
감독의 전작 <Western>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비전문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베를린 스쿨'이라는 형식의 핵심 감독 답게 절제되고 느린 연출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첫 프랑스어 영화.
인간 돌봄 기술을 도입하려는 파리 교외 요양원 원장이 말기 암 환자이자 극작가를 만나며 변화를 겪는 과정을 그린다.
감독의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느린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삶과 죽음이라는 묵직한 정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 영화가 인물의 감정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세밀한 심리 묘사는 관객이 인물의 상태를 보다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할 것이다.
198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죽음을 앞두게 된 배우 '지미 조지'가 그 소중한 시간을 예술의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여러 보도에서 반복되는 "Musical"이라는 키워드는,
이 영화가 음악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도시"와 "친구들" 이라는 표현은 개인의 서사를 넘어 예술가 공동체의 관계와 환경까지 함께 그려낼 가능성을 시사한다.
Ira Sachs가 <Peter Hujar's Day>에서 1970년대 예술가의 삶을 '대화' 중심으로 풀어냈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은 유사한 주제를 '음악'이라는 보다 감각적인 방식을 통해 확장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죽음'이라는 소재를 긍정적으로 승화한 경험이 없어,
과연 이번 서사가 관객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끌고갈지는 관건으로 남는다.
13년 동안 연락을 끊고 지낸 유명 영화 감독과 성공하지 못한 배우인 그의 딸이 함께 영화를 찍기 위해 재회하면서 이어지는 관계를 그린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정서를 유지해온 감독의 연출을 고려하면,
이번 부녀의 재회 역시 단순한 화해보다는 복잡한 감정의 충돌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약 18분에 달하는 원테이크 신으로 구성된 부녀의 첫 대면 장면은
두 인물 사이의 심리적 거리와 긴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핵심 시퀀스로 보인다.
이 이야기가 관계의 회복으로 끝날지, 또 다른 서사가 전개될지에 따라 작품의 정서적 결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즈비아긴체프 감독 9년만의 신작.
러시아 기업의 고위 임원이 대량 해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위기와 아내의 불륜이라는 두 사건을 동시에 겪게 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현대 러시아를 맥락으로 한 정치적 우화로 묘사되는 것을 통해,
통제된 삶을 중시하던 인물의 주변 상황이 붕괴하며 겪게되는 갈등이 중심 서사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뒤틀린 관계를 차갑게 응시해온 감독의 연출을 고려하면,
이번 작품 역시 냉정한 시선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 다루지 않은 나머지 칸 영화제 초청작이 궁금하다면
2026년 칸 영화제 초청작 발표 : 나홍진 '호프' 포함, 다양한 서사의 작품들 (2)
※ 공식 한글 제목이 없는 작품은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한글화한 제목을 사용했습니다. 지난 글에 이어 제79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 라인업을 계속해서 살펴본다.한국 영화 가운데 유일하
junote-cinema-index.tistory.com
| 유쾌할까 불쾌할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논란을 포함한 프리뷰 및 관전 포인트 (2) | 2026.04.25 |
|---|---|
| 스티븐 스필버그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 예고편과 인터뷰로 미리 짐작해 본 이야기 (2026년 6월 10일 개봉 예정) (0) | 2026.04.15 |
| 2026년 칸 영화제 초청작 발표 : 나홍진 '호프' 포함, 다양한 서사의 작품들 (2) (2) | 2026.04.11 |
| 크리스토퍼 놀란은 왜 '오디세이'를 선택했을까: 신화로 향한 상상력의 확장 (2026년 8월 5일 개봉 예정) (1) | 2026.04.07 |